누군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.

"서재에 읽은 책만 있다면 그곳에 갈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."

물론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

비슷하게도 내 책장을 볼 때마다 읽지 않은 책 또는 읽다 만 책은 관심이 간다.

그렇게 오랫동안 먼지 쌓여있던 이 책을 집어 들게 되었다.


한장 한장 넘기다가 익숙한 내용을 보고 나서 읽다가만 책이라는 걸 알았다.

두장 세장 넘기다 보니 왜 이 책을 덮었는지 알 것 같았다.

분명 과학자인 저자는 일반 고등학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다양한 현상을

쉽게 풀었지만(실제로 고등학생들에게 강의한 내용을 옮겨놓았다)

생각보다 어렵다고 느껴졌다. 읽는 내내 집중이 안 되거나 흐름이 끊김이 자주 발생했다.

왜일까? 두 가지 정도가 떠올랐다. 하나는 아무리 쉽게 풀었어도 뇌과학 용어가 어렵다. 익숙하지 않다.

다른 하나는 내가 바르다고 옳다고 생각한 현상들에 대한 진실을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


결국 마지막까지 읽었고, 책은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그런 무언가를 내 가슴과 머리에 새겼다.

만약 나중에 다시 읽게 된다면 그 무언가를 명확하게 말할 수 있을까?


마지막으로 내가 과연 좋아하는 것, 관심 있는 것은 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에 좀 더 명확하게

떠올리게 해줘서 고마움이 남는 책이다.


번외)

 IT엔지니어로 일을 하지만 심리에 대한 관심이 많다. 혹시 직업을 바꾼다면 청소년/교육/직업 관련 컨설턴트를 해보고 싶었다. 

상담가는 어마어마한 공부(학력)를 해야 한다는 말에 직업의 전환은 사실 포기나 마찬가지였다.

 최근 보는 도서들에서 심리학과 뇌과학의 만남이 자주 보였다. 심리에 대한 해석이나 분석을 뇌과학의 실험데이터들로

좀 더 분명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. 그렇다고 뇌과학자가 되는 것 또한 결코 쉬운 길은 아닐 것이다.

 그러던 중 문득 물리학도인 친구가 나에게 질문을 했다. 머신러닝을 할 줄 아냐고. 그거 할 줄 모르면 취업할 곳이 없다며.

박사과정을 마친 물리학 전공자가 취업을 잘 하기 위해 배워야 할 것에 IT기술이 있었다.

 어쩌면 난 관심있는 심리학을 업으로 삼기 위해 업종을 완전히 바꿀 필요는 없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살짝, 아주 살짝 들었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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